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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는 진짜 존재할까? 노마드가 되면서 생긴 생각들

by aloha0208 2025. 6. 20.


노트북 하나만 있으면 어디서든 일할 수 있다.
퇴근 없는 해변, 시차 속의 도시, 고요한 카페 한켠.

디지털 노마드라는 삶을 처음 꿈꿨을 때, 내 머릿속에는 자유라는 단어가 맴돌았다.
누군가의 시간표에 맞춰 일하지 않아도 되고, 한 도시에 묶이지 않아도 되며, 원할 때 쉬고, 원할 때 일할 수 있다는… 말 그대로 자유로운 삶.

그런데 막상 이 삶을 살아보니, 의문이 생겼다.
과연, 자유는 진짜 존재하는 걸까?
그렇게, 노마드로 살아가며 생긴 생각들을 정리해보았다. 이 글은 그 여정의 기록이자, 누군가의 물음에 대한 조심스러운 대답이다.

 

자유는 진짜 존재할까? 노마드가 되면서 생긴 생각들
자유는 진짜 존재할까? 노마드가 되면서 생긴 생각들

 

1. 시간의 자유, 진짜 해방일까? 오히려 더 갇히는 시간들


디지털 노마드가 되면 출퇴근도 없고, 상사도 없고, 팀 회의도 줄어든다.
자유 시간이 생긴다. 처음엔 짜릿하다.
점심에 산책을 하고, 오후에 낮잠을 자고, 밤에 일을 해도 되는 시간 구조는 분명 매력적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자유는 책임 없는 혼란이 된다.
일정을 내 맘대로 정할 수 있다는 건, 누구도 내 하루를 정리해주지 않는다는 뜻이다.
언제 일할지, 언제 쉴지, 언제 그만할지 전부 스스로 정해야 한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쉴 때조차 불안하고, 일할 때도 죄책감이 따라붙는 감정이 생긴다.

▶ 한참 놀다 보면 이렇게 놀아도 괜찮은 걸까?라는 불안이
▶ 하루 종일 일하고도 이게 진짜 일인가? 싶은 허무함이 스친다

시간의 자유는 달콤하지만, 스스로 시간의 주인이 되지 않으면 스케줄이 아니라 마음에 끌려다니는 삶이 된다. 진짜 자유는 시간을 아무렇게나 쓰는 게 아니라, 스스로 설계한 리듬 안에서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것임을 점점 깨닫는다.

 

2. 장소의 자유는 선택일까, 도피일까?

디지털 노마드라는 말엔 언제나 이동이 따라온다.
한 도시에서 지루함이 밀려오면 다른 도시로 간다. 언어, 음식, 날씨, 풍경이 달라지면 새로운 에너지가 생긴다.

하지만 이 이동이 항상 자유로운 선택일까?

어쩌면 지루함, 외로움, 불안에서 도망치듯 다른 곳으로 떠나고 있는 건 아닐까?
내 마음이 정리되지 않은 채 장소만 계속 바뀐다면, 삶은 결국 회피의 연속이 된다.

치앙마이에서 느꼈던 외로움은 다낭에서도 반복됐고, 발리의 햇살도 두 달이면 익숙해졌다.
그리고 다시 가방을 쌌다. 그건 자유라기보다, 도망에 가까웠다.

물론 이동할 수 있다는 것 자체는 특권이다.
하지만 장소가 나를 치유해줄 거라는 기대를 계속 품는다면, 어디에서도 진짜 만족은 오래가지 않는다.

장소의 자유는, 도망이 아니라 선택일 때 진짜 힘을 가진다.
그 도시에 살기로 한 이유가 외부의 피로 때문이 아니라, 나의 내면에서 비롯된 결정일 때 말이다.

 

3. 돈에서 자유롭다는 착각, 자유로운 삶에도 조건이 있다

노마드라는 단어는 자유와 연결되지만, 현실적으로 자유롭기 위해선 경제적 조건이 필요하다.

한 달 살기든 장기 체류든, 결국은 돈이 있어야 이동할 수 있고, 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
프리랜서로 일하든, 리모트로 고용되든, 인플루언서가 되든 결국 꾸준히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

그런데 웃긴 건, 우리가 사무실에서 탈출하고자 했던 구속감이

노마드 삶에서도 다른 방식으로 다시 나타난다는 것이다.

 

프로젝트 마감 때문에 주말 반납

SNS 업로드 압박

환율 변화, 비자 연장, 세금 신고 등 잡다한 행정 일들

고객 클레임, 일정 관리, 다음 숙소 찾기…

이 모든 게 계속해서‘나를 일하게 만든다.
자유는 돈이 해결해주는 게 아니라, 일과 돈에 휘둘리지 않을 만큼의 자기 경계와 기준을 세우는 것임을 점점 배우게 된다.

정말 자유롭고 싶다면, 많이 벌기보다
덜 흔들리게 쓰고,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삶을 그리는 능력이 중요하다.

 

4. 결국 자유란, 선택의 총량이 아니라 마음의 방향

디지털 노마드가 되고 나서야 알게 된 게 있다.
자유는 환경이 주는 게 아니라, 내가 만들어내는 마음의 구조라는 것.

내가 어떤 도시에서 살든, 어떤 방식으로 일하든
불안한 마음과 비교하는 시선을 가지고 있다면 어디에서도 자유롭지 않다.
반대로, 지금 내가 있는 곳에 집중하고, 선택의 이유를 잊지 않으며
내 삶에 책임을 질 수 있다면, 그곳이 어디든 자유는 시작된다.

많은 사람들이 디지털 노마드를 꿈꾸는 건 단지 해외에서 일하고 싶어서가 아니다.
진짜 이유는 지금의 일상에 내가 없다는 느낌’때문이고,
내가 정한 삶의 방식을 살고 싶다는 갈망 때문이다.

결국 자유란 내가 지금 이 순간에 몰입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연결된다.

 

자유는 도달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만들어가는 것
우리는 종종 자유를 어딘가에 도착하면 얻을 수 있는 상태라고 믿는다.
회사에서 벗어나면, 해외에 나가면, 시간표에서 풀려나면… 자유로워질 거라고.

하지만 디지털 노마드의 삶은 그 환상을 깨준다.
어디에 있든, 어떤 일을 하든 자유는 선택하고, 책임지고, 다시 선택하는 과정 그 자체라는 걸 알려준다.

혼자 노트북을 펴고 일하다 문득 창밖을 보게 되는 날,
그 순간 들려오는 바람소리와 마음의 여유가 있다면,
그게 바로 우리가 찾던 진짜 자유의 일부일지도 모른다.

당신은 지금 어떤 자유를 꿈꾸고 있나요?
그 자유는 어쩌면 지금 이 자리에서부터 시작될 수 있습니다.